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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잡생각

도스토예프스키

by 구름재 2009. 11. 25.

1979년 2월 10일 발행된 책인데 절판된 책을 야매(?)로 제본한거다
1979년이면 유신독재 막바지, 내가 대학 2학년때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쓴 E.H 카의 도스토예프스키의 평전이다
너무나 유명해서 익숙한 문학작품들이지만 실상은 읽지 않은 것들이 얼마나 수두룩한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도 그렇다.
"죄와 벌"을 읽었다지만 그게 읽은건지 기억조차 가물하다
얼마전에 이책을 구입하게 되어 읽어보니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멀고도 멀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을 읽어야겠다는 도전의식이 생긴다.

평전이지만 도스토예프스키라는 한 인간을 주인공으로 한 한편의 문학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다.
문득 대학시절 보던 "역사란 무엇인가" 를 찿다가 정작 그 책은 어디로 갔는지 없고 놀라웁게도 이 책의 1979년 판 원본을 발견했다.
산 기억도 안 나며, 물론 읽은 기억도 나지 않는데 3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대면하게 되다니....
 대문호의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그 시대의 사회상,역사적 배경, 사상 등과 만나는건데
어린나이의 일천한 지식으로는 감히 감당할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이평전을 읽으면서 절실히 깨달아졌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죽기 3개월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완성되었는데 그때 그의 나이가 61세였다.
그의 정신의 귀착점이랄 수 있는 작품을 어찌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에 읽어 온전히 이해 할수 있단 말인지
그러니 나는 이제야 그의 불후의 명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을 때가 되었다.

이 책(평전)을 읽어보니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있어 그리스도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서구의 정신사상 전반에 기독교의 영향이 지대하지만 러시아는 같은 기독교 문화권이지만 이방에 속한다.
러시아정교가 로만 카톨릭에 의해 왜곡(?)되기전의 원시 기독교의 모습에  비교적 가깝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리스도는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있어 항상 윤리적 이상의 최고의 실현자였다"라고 쓰고 있다
신으로서의 그리스도가 아닌 고통받는 인간,그리스도로 말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그의 생애 후기에 도달한 종교의 문제-"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문제는 수난의 문제와 죄의 문제이다(본문에서 인용)
또한 인간의 문제이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으며 불안정하며, 이중적이고 심오하다.
바로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러했던것처럼.
이제 내가 이 대문호의 글을 읽는다면 나는 좀더 그의 정신세계에 가까이 다다갈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