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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파더>

[소설 '파더'] 무제

by 뉴클리어 2012. 4. 20.

맨날천날 술 묵꼬 월산띠기 패싼께네 우예 견디겐노, 하루이틀도 아이고..... 하도 그카이께네 월산띠기가 야반도주해뿐는기라, 시상에 그라마 이기 두 알라들을 바서라도 정신채리야 델낀데 어데~~, 그래가 걸마가 도망간 월산띠기 찾는다고 씨가빠지게 돌아댕기따아이가, 한 두어 달을 거카다가...... 학실하게 도망가따시푼께네, 마 저거 집에서 싸이나 쳐 묵고 디지뿠는기라 두 알라들 학교보내노코.  


하기사 걸마도 불쌍하제, 어데 물리받은 재산이 이쓴나? 꽁보리밥에 김치 한 쪼가리 몬 묵는 집구석에 태어나 가, 절므쓸적에 씨가만바리빠지게 고생했다아이가, 지 땅이 있었나, 전부 부치 묵었다 아이가, 월남도 가따오고. 월남 가서 목돈을 쪼메 모았능기라, 목돈에다가 월산띠기하고 씨가빠지게 고생해가  논 두 마지기를 안~ 장만했겠나. 남부럽지 않게 살았제, 논 두 마지기에서 나오는 거는 저거 양석하고 부치 묵는 열마지기에서 버는 거는 저금하고 했응께네

 

마, 노름꾼들한테 말릴 줄 누가 알았겠노,  논 다 팔아묵고....집 문서 재피고.....그질로 이상하게 되뿌따아이가, 그전에는 술 안무거꺼덩...얼마나 순핸는데, 월산띠기하고 금술도 조아꼬. 그때가 내가 구장질할 땐데, 일마가 노름에 미치가 집에를 안들어가는기라, 월산띠기가 쫌 찾아달라꼬 하도 부탁을 해싸서 내가 걸마 찾는다꼬 온 장터를 디비따 아이가. 어데 노름판 벌어졌는지 수소문도 해싸가면서..., 영산장에서 한판 벌어진다꼬 누가 거카데, 내가 그 가서 무조껀 안~ 기다린나, 쩨까난 일층짜리 목깐에서 판이 벌어진다캉께네 무신 노름을 목깐에서 하노 이래 생각하믄서 기다리는데 안 오는기라, 저녁때가 한참 지나가 목깐 손님들도 다 가고 아이다 싶어 갈라는데 저짝에서 시커먼 기 하나 오는데 딱 본께네 민수아바인기라, 하이고~~~~ 그기 사람 얼굴이 아인기라, 내를 보고 놀라더마는 아재 여 우얀일인교 카는데 걸배이새끼가 따로 엄는기라, 그래 가 내가 야 이사람아 달포넘께 집에 안 들어가마 우야노 자네 처가 걱정이 이마저마이 아인께네 어여 집에 가자꼬 팔을 안 잡았더나, 그라이 민수아바이가 아재요 오늘이 마지막임미더 이판 끝나고 내 깨끗하게 손 텀미더 카는기라.


혹시나 시퍼서, 안된다카는 거 우기가 나도 민수아바이하고 같이 들어가따아이가, 신간 안 하고 가마이 있는 조건으로. 타짜들 노름하는 거 그날 나도 첨 반는데, 우짜는가카마 일마들 목깐에서 전부 뺄가버꼬 하는데 옆에 봉께네 화투가 얼렁 셀라바도 수백모는 대는기라, 손데모 기술 들어간다꼬 선 잡은 사람이 나무 저까락으로 패를 돌리는데 보통 솜씨들이 아잉기라, 민수아바이 빼고. 그기 다가 아잉기, 내는 화투를 말라꼬 저래 마이 쌓아난노 속으로 생각했는데 알고봉께네 화투 한번만 돌리도 패를 다 안다꼬 한번 치고 애삐리뿌는기라, 칠때마다 새화투 쓰능기라. 초장에는 쪼메 따는가시푸더니 어데, 마 안 데는기라, 민수아바이같은 사람은 낄 자리가 아인기라, 호구잡힌기지.


초상을 치라야 되는데 통기할 때가 있어야제, 먼 친척 하나 없고, 민수아바이 여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집 나가가~ 연락 끊낀 지 오래 됐고..... 그래가 동네 사람들이 어불라가 우째우째 초상은 안 친나, 문제는 그담부턴기라, 그때 민수가 국민학조 5학년인가, 6학년인가 됐고, 밑에 여석아가 막 학조 들어갔을 땐대, 알라 둘이 우예 살겐노 말이다. 면에 가가 알아봤더마는 미성년자라서 보호자가 없으면 시설에 보내야댄다 카데, 민수 가가 보통 영리한 아가 아이라서 알아묵겠지 시퍼서 내가 안 그켄나? 시설에 가면 고등학교까지는 보내준다카이 마음에 준비를 해라, 동생하고 떨어질 염려도 없다. 그래떠마는 아가 눈물이 그렁그렁하더마는 아재요, 살리주이소, 우리 여서 살게 해주이소 카는데......하이고 내사마 더 야기 몬하겠다. 

 

쩌게 마산에 있는 시설에서 차가 온 날이다, 여자하고 덩치 큰 남자 둘이 왔데, 민수 가가 지 동생을 꼭 붙들고 안 갈끼라고 악을 쓰고 난린기라, 책하고 공책 다 찢고....동네 사람들 다 모이가 보는데 눈물 안 흘리는 사람이 없었제. 힘이 되나, 시설에서 온 남자가 민수 어깨 들쳐 메고 여자가 민수 동생 안고, 그래 안 간나. 한 보름 됐을 끼다. 아무도 엄는 집에 인기척이 나는 기라, 머가 퍼뜩 지나간 거또 같고, 잘 몬들었나시퍼서 그냥 갈라는데 아무래도 이상한기라. 그때가 저녁따배 쯤 됐제, 내가 문을 정지 문을 사알 열어 안~ 봔나, 하이고~ 놀라자빠지는 줄 알았제, 민수하고 여석아하고 둘이 꼭 보듬고 벌벌 떨고 있는기라. 집에 델꼬 가가 밥부터 안~ 미긴나, 얼마를 굶었는지 한 양푸이를 다 묵때. 지는 그카는기라, 저거 엄마가 틀림없이 찾아올낀데 지가 집에 없으면 안덴나 이깅기라, 그래서 도망치 나왔다 이깅기라. 내가 아이다, 니가 어데 있는 지 우리가 다 알고 있응께네 너거 엄마 오면 연락해줄끼다케도 아이다 이깅기라, 저거 엄마가 몰래 올 수도 있다 이긴기라, 그라마 시설에서 또 델꼬가면 확 죽어뿐다 이카는데....... 섬찟항기라....우짜겐노 면서기 만나가 내가 보호자 서고 집 산 사람 만나가 사정 설명하고 민수아바이, 월산띠기하고 잘 어불린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봐주기로 하고 마~ 그카기로캔는기라. 동네에서 함 키아보기로.


민수 가가 억쑤로 영리한 아였다아이가, 촌학조지만 맨날 일등했고 또 공도 잘 찼거덩, 군대표 나가기도 했다아이가, 그래가 동네 사람들도 잘 키아보면 한 인물 할끼다 이래 생각도 했제. 또 민수아바지 친구가 읍네서 자전거빵하고 있었는데 민수가 학교마치고 쪼께마 거들어 주마 한달 양식은 챙겨줄라카이 게안았재. 그래도 저거 엄마, 아부지 있을 때만치나 됐겠나. 민수 가가 보통이 아잉기, 일마가 제법 살림을 사는 기라, 지 동생을 울매나 끔찍하게 살피는지 새벽부터 일어 나가 밥해 믹이고 옷 챙기 입히가 손 꼭 잡고 학교 델꼬 가고... 마치면 지 동생 집에 델다노코 읍내 자전거빵까지 가는데 그기 십오리 길이라 짧은 길은 아이였제, 여석아도 저거 오빠 올때 되마 동네 입구까지 가가 안~ 기다린나, 해지름 질 때마다 두 오누이가 손을 꼭 잡고 동네로 들어서는데 참말로~~~.


한날은 민수 가가 읍네 자전거빵에서 일찍 오더마는 아재요 오늘 저녁 진지는 드시지 말고 아지메하고 꼭 우리집에서 드시고 가이소 이카는기라. 하도 신신당부를 하길래 안사람하고 저녁따배 안~ 가봤더나, 애법 맜있는 냄새가 나는 기라, 민수 가가 정지서 나오더마는 방으로 들어가이소 카는데 방에 더가봉께네 돌방판에 김치 한 접시하고 꼬봉밥 두 그럭이 있능기라, 쪼메 있응께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대접이 두 개를 들고 오는데 본께네 라면잉기라, 그때마해도 라면이 귀했제, 국수는 끼리묵고해싸도. 가마이 봉께 이상하제, 두 그럭빼께 없응께네, 그래가 내가 와 너거는 안 묵노 이카이께네 우리는 쫌전에 묵었심미더 안~ 이카나, 그래 내가 먼 일잉가시퍼 우얀 라면이고 오늘 먼 날이가 이래 안 물어봔나, 그래떠마 일마가 하는 말이 자전거빵에서 첫 월급을 받았다면서 한턱 내는 기라 카는기라. 내가 아부지 역할 해주고 안 사람이 살림 봐준께네 지딴에는 억수로 고맙게 생각했겠제, 얼척이 없능기라. 집사람이 눈이 토깨이맹키로 뻘게 가지고 음식은 이래 묵는기 아이다, 같이 무거야 된다믄서 정지 가더마는 대접이를 가꼬 와서 라면을 퍼줬제, 묵기는 머가 묵어, 게눈 감추듯이 한 묵나... 두 알라가.............. 퍽 퍼진 라면을 한 젓가락 삼키는데 목이 콱 메이는기라....이래 이뿐 알라들을 나놓고 간 월산띠기가, 약 쳐 묵고 디진 민수아바이가 그러케 원망스럽는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