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더'] 무제(3)
전후사정을 확인해보니 아구가 딱 맞아떨어지더구만, 일단 우리 셋만 아는 걸로 하고 비밀에 부쳤지, 드러나지 않는 또 다른 프락치가 있을 수도 있었으니까, 고민을 많이 했다. 역공작을 해볼까 까지 생각했으니까, 일단 지켜보기로 했지, 후에 알게 된 건데 영옥이가 노출된 것도 이 새끼가 꼬질러서였다더만 딴에는 영옥이를 보호하기 위해 그랬다고 했다나, 개새끼... 영옥이를 먼저 찾으려고 했어, 근데 복남이 형이 말렸어, 다음날 안기부에서 교무처장을 통해 바로 협상 들어오더라고, 일급문서를 반환해달라고, 우린 딱 잡아 뗐지, 급할 게 없었거던, 완벽한 승리였지, 그때 우리 애들 몇 명 달려 들어갔었는데 석방을 조건으로 내걸었어, 걔들이 안 들어 줄 수 있었겠냐. 안기부 **지부장이 학교를 찾아와 총장에게 비공식..
2013. 12. 2.
[소설 '파더'] 무제2
광채가 났어, 허수룩하게 옷을 입어도 훤했지. 신입생 환영회 때 저녁만 먹고 아르바이트하러 간다고 할 때 내심 섭섭하게 생각지 않은 여학생들이 없었어, 명문대학교 입학했다는, 자부심이 상당했고 콧대가 높았던 게네들이 말이야, 워낙 말이 없고 학교 행사는 거의 참석 안 했던 민수가 3학년이 돼 늦깎이 운동권이 된 건, 운명이라고밖에 할 수 없지, 그래 그건 운명이야, 2학년 겨울 방학 때였을 게야, 애가 워낙 착하고 성실하니까 지도교수님이 도서관 근로장학생 신청을 해줬어, 수업마치고 도서관서 서너 시간 정도 허드렛일 도와주면 등록금을 1/3 정도만 내면 됐으니 괜찮았지. 그때 영옥이는 총학에 있었는데 수배 중이었어,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학교도서관 꼭대기, 청소부 아줌마들이 쉬는 골방에서 숨어 지냈는데 학교..
2012. 5. 15.
[소설 '파더'] 무제
맨날천날 술 묵꼬 월산띠기 패싼께네 우예 견디겐노, 하루이틀도 아이고..... 하도 그카이께네 월산띠기가 야반도주해뿐는기라, 시상에 그라마 이기 두 알라들을 바서라도 정신채리야 델낀데 어데~~, 그래가 걸마가 도망간 월산띠기 찾는다고 씨가빠지게 돌아댕기따아이가, 한 두어 달을 거카다가...... 학실하게 도망가따시푼께네, 마 저거 집에서 싸이나 쳐 묵고 디지뿠는기라 두 알라들 학교보내노코. 하기사 걸마도 불쌍하제, 어데 물리받은 재산이 이쓴나? 꽁보리밥에 김치 한 쪼가리 몬 묵는 집구석에 태어나 가, 절므쓸적에 씨가만바리빠지게 고생했다아이가, 지 땅이 있었나, 전부 부치 묵었다 아이가, 월남도 가따오고. 월남 가서 목돈을 쪼메 모았능기라, 목돈에다가 월산띠기하고 씨가빠지게 고생해가 논 두 마지기를 안~ ..
2012. 4. 20.